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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즐기기/제주의 풍경

새별오름에서 억새꽃이 노을을 만났을 때

지금 제주도는 억새가 한참 물 오른것 같습니다.

넓은 억새 밭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면

그야말로 금빛 물결이 출렁이듯 아름답습니다.

여기에 붉은 노을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요?


붉은 빛 노을에 물든 금빛 억새를 보기위해 

새별오름을 찾았습니다.

요즘은 저녁 6시경이 일몰시간이기 때문에

5시20분에 새별오름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새별오름은 불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라서

주차장이 차고 넘치니까 차를 타고 

오름 바로 밑까지 깊숙히 들어오셔도 됩니다.


오름 오르기 전 밑에서 바라본 새별오름입니다.

정상까지 오르는데는 15분이면 충분한거 같애요.


오름 중간까지 오르고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억새가 넓게 펼쳐져 있네요.

경사가 심해서 숨이 헐떡거릴겁니다.

욕심부리지 마시고 천천히 쉬면서 올라가세요.


정상이 눈 앞에 보입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네요.


정상에 오르자마자 비양도를 바라보며 

한컷 잡아봅니다.

좀 더 이쁘게 찍고 싶은데 스마트폰이라서..ㅠㅠ


정상에서 넓은 들판을 바라봅니다.

발 아래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크게..

가슴이 확트이고 스트레스는 다 날라갑니다.


해가 내려갈수록 주변은 점점 붉어지고

사람들은 말없이 지는 해를 바라봅니다.


사람은 많은데 없는 듯 고요하고

오늘따라 억새꽃도 조심스럽게 살랑거립니다.


억새꽃 밑으로 쭈그리고 사진 찍는 사람이 있어서

나도 쭈그려 앉아서 찍어 봤습니다.

멀리서 볼때는 질서 정연한 것처럼 보였는데

그 속 가까이서 보니 자유분방하게 서 있습니다.


이제 해는 서서히 구름 속에 묻혀지고 있습니다.

뜨는 해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면

지는 해는 가슴 시리게 아름답습니다.


해가 반쯤 가려지고 있지만 아쉬워하지 맙시다.

저 해가 지금 이 곳에서는 지는 해이지만

지구 반대편 어디선가는 뜨는 해일 겁니다.


해는 가라 앉고 주변은 여전히 붉은 빛입니다.

한 점의 구름도 저 곳에 없었다면 

노을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겁니다.

해진 후 억새꽃 잎은 더더욱 밝아 보입니다.


멀리 아련히 홀로 서 있는 비양도가 보입니다.

제주에서 가장 나중에 분출된 섬이며

비양도는 "날아온 섬"이라는 뜻을 가진 섬입니다.

다시 날아가지는 않겠지요?



해진 후에도 사진을 계속 찍어 봤습니다.

촛점도 바꿔보고 광각으로도 찍어보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인데 다른 느낌입니다.

같은 내 모습, 같은 내 행동도 다른 이에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겁니다.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혼자 사진 놀이하는 동안 어둠이 내리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내려갑니다.

저는 혼자서 씩씩하게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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