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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즐기기/제주의 풍경

1100도로에서 은빛 겨울꽃 상고대를 볼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요?

꽃중에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

온천지를 하얗게 덮은 채 한껏 뽐내고는

금방 사라져버리는 은빛 겨울꽃 상고대

 

나무에 눈이 쌓인 것은 설화

쌓였던 눈이 나뭇가지 위에서 얼면 빙화 

채 얼지못한 공기중 수분이 나뭇가지에

부딪치면서 급격히 얼어 얼음알갱이처럼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것이 바로 상고대

 

제주도에서는 겨울에 한라산을 등반하시면

상고대를 쉽게 접할 수 있겠지만 

등반을 하지 않고도 상고대를 볼수 있는 곳은

1100도로가 유일한 곳인 것 같습니다.

 

1100도로에서 어떤 날씨 어떤 조건에서

상고대가 생기는지 그리고 주의사항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올해 12월27일 1100도로에 발생한 상고대

 

상고대는 겨울동안 계속 발생하지는 않고

12월 또는 2월~3월 사이에 주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며칠째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기온이 크게 뚝 떨어지는 날 새벽에 

발생할 확율이 높습니다.


보통은 낮과 밤사이에 10도 이상 큰 폭으로

공기속의 수분이 미처 얼기전에 빙점 이하로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수 있는 곳은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쉽게 생기고


기온은 제 경험상으로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진 날 상고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 올해 2월24일 1100고지에 발생했던 상고대

 

급격히 차가워진 공기중에 함유된 수분이

미처 얼지 못해 매우 작은 얼음알갱이 형태로

있다가 나뭇가지나 풀등에 부딪치면

순식간에 얼어붙어 상고대가 형성됩니다.


△12월 27일 1100고지 생태습지 상고대 전경


따라서 상고대는 기온도 낮아야 하지만

공기중에 습도도 80~90% 정도 높아야 합니다.

 

기온이 아무리 낮아도 습도가 낮은 건조한

날씨일 때는 상고대가 생기지 않습니다.


특히 밤새 안개가 끼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 발생할 확율이 높겠습니다.


△올해 2월24일 해질무렵 1100고지에서


올해 2월24일에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상고대가 소멸되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12월14일과 12월27일에

은빛 겨울꽃이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아쉽게 12월14일에는 다른 일정으로

상고대 보러 가지를 못했습니다.



△12월 27일 1100고지 상고대 


12월 27일

이 날은 전날 약간의 비가 내려 공기중 수분이 

충분했고 날씨가 급격히 내려가 1100고지에서

영하 5도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상 중산간 이상에 서리가

내리겠다는 예보도 있었습니다.

12월 27일 상고대 풍경 감상하러 가보겠습니다.


1100도로는 겨울에 다닐려면 긴장이 됩니다.

워낙 경사도 급한데다가 커브도 많이 져 있고

날씨도 시내와는 전혀 다르게 시시각각

변화가 많아 도로가 미끄러지면 사고의

우려가 많습니다.


따라서 출발 전에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

도로통제 상황을 점검해주시고

1100도로 진입 전에는 정상운행 여부를 꼭

확인하신 후 진입하셔야 합니다.


또한 도로 어딘가 결빙되어 미끄러질수도

있으니 서행운전은 필수입니다.

 

어리목 갈림길 주차장 앞에 보이는 봉우리

이 곳 아래 부분까지 상고대가 펼쳐져 있으면

이날은 멋진 상고대를 감상하실 수 있을겁니다. 

 

어리목 입구를 지나 조금 가다보면

드디어 도로 주변 나무에 상고대가

펼쳐져 있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이런 도로를 운전해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1100고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은빛 겨울꽃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영하 5도의 날씨에도 가슴은 뜨거워집니다.

 

1100고지에는 많은 차들이 와 있네요.

저들도 오늘 같은 날 상고대가

생길줄 알고 온걸까요?

 

산 전체가 하얀 옷을 입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까 엄청 춥습니다,

뼈속까지 언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손가락이 얼어 사진 찍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도 차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흰사슴은 구름에 가려진 백록담을 바라봅니다.


그날도 구름이 많았지

누군가 나에게 활을 겨눴어


신령님은 짙은 안개 속으로

나를 숨겨 보호해 주셨어


내게 활을 겨눈 그를 미워하지 않아

그에겐 병든 어머니가 있으니까


그는 내 피가 필요한거야

어머니를 살리기 위한거야


내 피를 백록담 연못에

한방울 떨어뜨렸어


신령님은 안개를 거두고

백록담 연못으로 그를 대려갔지


그는 물을 떠다 어머니께 드렸어

어머니는 거짓말 같이 일어나셨지.


이게 내가 기억하는 백록의 전설이야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고 한라산은 환해집니다

1100고지 앞 습지는 꽁꽁 얼어 붙었지만

내 마음은 이미 봄처럼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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