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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알자/제주 풍습 설화

[제주풍습] 새철드는날 - 오늘 돈 쓰지말라는 어머님 말씀

새철드는 날은 입춘을 이르는 말이다.

24절기 중 첫번째로 특히 농사와 관계가 깊다.

제주에는 민속신앙으로 1만8천의 신들이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신구간때 천지신에게 보고하러 올라간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새해의 일들을 새로 시작하는 날, 즉 시무식하는 날이기도 하다.

따라서 1년 동안의 안녕과 운세가 이날 좌우된다고 여겨 마음을 경건히 하고 행동도 조심하도록 신경쓰기도 한다.

오늘은 제주도의 풍습 중 하나인 새철드는날 이모저모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새해 새 업무를 시작할 때 시무식을 하듯이 새철드는 시간이 있다.

2017년 새철드는 시간은 2월4일(토) 00시34분이다.

새철드는 시간이 되기 전에 미리 준비한 입춘축 또는 부적을 정해진 장소에 붙인다.

우리 집은 부적을 어머님이 보살님(?)에게 받아와서 두 아들네 집에 갔다 준다.



어머님께서 갖고 오신 축과 부적들이다.

맨 왼쪽이 대문에 붙이는 축이고 그외 문전부와 조왕부, 소망부, 삼재소멸부이다.

문전부와 조왕부는 제주 문전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문전신과 조왕신에게 집안의 무사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부적이다.

제주의 1만8천 신중에 집안에 모시는 신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문전신화이다.


※ 문전신화 요약

남산고을 남선비와 여산고을 여산부인이 결혼하여 그 사이에 7아들이 태어났다.

남선비는 장사를 하러 오동나라 오동고을로 들어갔는데 그 곳에서 간악하기로 소문난 노일저대구의 딸의 간계에 속아 첩으로 맞아들여 여산부인은 주천강에 빠져 죽고 7형제마저 간을 빼내어 죽일 계획이었는데 7형제중 가장 똑똑한 막내아들 녹디생이가 이를 알아채고 복수를 하는데 계모는 달아나다 변소에에서 죽고 남선비는 달아나다 올레 정낭에 목이 걸려 죽어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이들을 살피는 신이 되었다.

7형제는 어머니가 죽은 주천강에 가서 어머니의 뼈를 모아 살려내어 물속에서 추웠을 어머니에게 하루에 세번 불을 쬐면서 지내시라고 부억에 조왕할망으로 좌정시키고 청결하게 모셨다.

7형제도 각자 신이 되었는데 이 중 막내 녹디생이는 문전신이 되어 집안의 우환을 해결해주는 신이 되었다는 이야기.

따라서 제주에서는 제사때 문전제를 먼저 지내고 난후 문전상을 부엌으로 넘기면 음식을 조금씩 떼어서 조왕할망에게 올리고 있다.

조왕할망과 노일저대는 처첩관계로 사이가 안좋아 부엌과 변소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새철드는 날에 금기시 하는 일들이 있다.

요즘 새대들에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금도 나이드신 분들은 이날 자녀들에게 신신당부하시는 분들이 있다.

물론 우리 어머님도 입춘 전날 전화와서 신신당부 하셨다.

그 내용을 소개해보면..


1. 돈을 쓰지 말라.

이날 돈 쓰면 한해동은 재물이 밖으로 나갈 일만 생긴다는 것이다.

2.여자들의 집밖 출입 금기

ㅇ여자가 다른 집을 방문하게 되면 여름에 그집에 잡풀이 많이 난다고 믿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ㅇ붉은 치마 입은 여자를 보면 액운이 닥친다고 해서 옷차림도 신경써야 했다.

3.털짐승이 집안에 들어와도 잡풀이 많이 난다.

새들이 집안 마당에 못들어오게 막았다.

4.입춘날 새끼를 꼬면 집에 뱀이 많이 나타난다.

5.바느질하면 바다에서 독가시치에 찔린다.


반면에 입춘날 상주를 만나면 그 해 운이 대통한다고 믿기도 했다.


어찌보면 미신이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1년의 시작을 들뜨지말고 신중하고 경건히 시작하고자하는 선조들의 지혜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어머님께서 이날만 되면 항상 부적을 정성스럽게 갖고 오면서 항상 자식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날이기도 하다.


△농업의 여신 자청비


한편 관아에서는 한해동안 백성들의 무사안녕과 한해동안의 풍년풍어를 기원하는 입춘굿을 열기도 했는데 지금은 제주시 관덕정 목관아 일원에서 매해 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별도로 자세히 포스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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