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혀있다.
아파트 창가에서 보는 세상은 칼라가 없다
하나의 흑백사진으로만 보일뿐이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은 처음이다.
지난주 잠깐 날씨가 풀린 틈을 타서
1100도로 하얀나라를 다녀왔다
하얀나라로 들어가는 길가에는
나무마다 하얀 열매가 주렁주렁
그 눈꽃 열매 햇살 머금어 반짝일 때
따스히 가슴을 두드리는 하얀 설레임
바람에 눈꽃 가루되어 내볼을 때릴 때엔
호흡을 타고 살짜기 스며드는 하얀 두려움
하얀나라에서는 모두가 하얀 어린이
미워하지도 싸우지도 않는 모두 하얀마음
그 곳으로 간다. 하얀나라로 가즈아~
하얀나라의 경계가 어디인지 끝이 안보인다.
하얀 구름과 맞닿은 곳 어딘가에 있을까?
하얀나라를 찾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19금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것 같아..
하얀 구름과 사랑에 빠진 한라산...
하얀 구름이 한라산을 애무하고 있다.
하얀나라에 노란색 작은 집 한채..
누가 살고 있는지...
빈센트 반 고흐의 "노란집"보다는
훨씬 많이 작은 집이다.
이 곳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모두 어린이
남자도 여자도 전부 어린이일 뿐이다.
눈썰매는 모두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하얀 눈꽃나무 위 까마귀 한마리
친구들은 어디에 간걸까?
혼자 톡 튀어 따돌림 당한걸까?
자기가 마치 조나단 리빙스턴인 듯
얼마나 높게 날수 있을지 하늘을 바라본다
한라산과 사랑을 나눈 후 구름은
3류 애로영화에서도 그렇듯이
비스듬히 누워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하얀나라에서는 사랑이 있다.
하얀나라에서는 웃음이 있다.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눈꽃 터널 속에서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가지마다 소담하게 달려있는 눈꽃열매
누구도 따가지 않고 다만 흩날릴뿐..
따스한 사랑이 내 마음을 녹이듯
따스한 햇살에 녹아 생명수가 될 것이다.
저 눈이 녹아 내가 되어 흐를 때
새 생명에 활기가 되어
온세상이 푸르름으로 파닥이겠지..
이제 하얀나라를 떠날 때가 되었다.
생명의 기운과 희망은 갖고 떠나자
그리고 차가운 세상을 녹여줄
따스함과 사랑은 남겨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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