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는 마라도 가는 뱃길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 인구 약 240여명이 거주하는 자그만 섬이다.
섬 전체에 작은 산이나 동산이 없고 평균 해발 20.5m의 평탄한 지형으로 어느 곳에서나 시야가 탁 트여 날씨가 좋은 날 걸으면 최고의 힐링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가파도에는 다른 지역보다 키가 2배 이상 자라는 향토 품종의 보리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가장 먼저 자라나 해마다 봄이 되면 18만여평의 넓은 대지에 청보리가 푸른 물결로 굽이쳐 가히 장관을 이룬다.
2009년부터 시작된 청보리축제는 이제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져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가파도포구에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만끽하고 뭍으로 나가는 사람들과 들어오는 사람들로 항상 활기차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랜만에 가파도 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2019년 11번째 맞이하는 청보리축제는 3월30일부터 5월12일까지 열리며 이 기간에는 여객선이 하루에 10여편 이상으로 증편되고 올해부터는 배편을 사전 예약도 할수 있어 방문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가파도 상동포구에 도착해서 여객선에서 내리자 밝은 햇살이 바닷물결에 반사되어 반짝이며 나를 환영하는 듯하다.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에 맨 앞에 줄을 서서 1등으로 배에서 내리고 해안길을 따라 걸어본다
가파도 내륙 올레길로 접어들면 넓은 청보리밭 한편에 보라색 꽃무리가 넓게 피어있다.
갯무인데 무우가 야생화된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뒤를 돌아본다.
바다 건너 맨앞에 보이는 오름이 송악산
그 뒤로 산방산이 솟아 있다.
벌써 보리 일부는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가녀린 뭉게구름에 푸르스름 맑은 하늘
오늘은 하늘과 땅이 경쟁하듯 서로가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봄바람에 흐느적 거리는 보리 군상의 물결
저 속에 누가 숨어들어 움직이는 것일까..
보리자락 부딪히는 소리는 귓가를 간지럽히고
파도타기의 물결이 끊겼다는 다시 이어진다.
다시 뒤를 돌아본다.
송악산과 산방산이 조금 더 멀어지긴 했지만 그다지 멀리 오진 못한거 같다.
보리와 보리보리하며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니 걷는 속도가 다소 늦어진다.
어째 이 좋은 날에 홀로 외로워 보일까..
그러고보니 전선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가파도에는 모든 전선이 지중화가 되어 있어 사진 찍는데 거칠 것이 없다.
왜 이렇게 뻣뻣하게 서 있는거야?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서니까 긴장했나?
파종 시기를 달리했는지 건너 보이는 보리밭은 머지 않아 황금보리로 익어갈 것 같다.
농로로 쓰기 위한 것인가 보다...
어딜가나 갯무가 피어 있구나.
아까 배에서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 간걸까?
이제 가파도 중간을 가로질러 반대편 해안도로로 나왔다.
지붕 색깔이 통일되어 있어 공동체가 형성된 마을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거 같다.
저 하늘처럼 항상 맑고 깨끗한 마을이길 바래본다.
이제 한바퀴 다 걷고 나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주변을 둘러본다.
저 커다란 돌은 어디서 날아온걸까..
저기 있을때 이런 의문이 생겼으면 누구에겐가 물어봤을텐데....
짧았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잘있거라 가파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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